본문 바로가기

마음닦기

첫 걸음을 떼는 마음으로...


 

길은 언제나 내 앞에 펼쳐져 있지만,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비로소 길이 된다. 내가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깊은 산을 향해 나있는 작은 길 앞에서, 혹은 안개 어린 강가로 고즈넉이 뻗어있는 길 앞에서 그 아름다움에 찬탄을 하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하나의 풍경일 뿐이다. 내가 가지 않은 길이 어찌 길일 수 있으랴. 첫걸음을 디디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은 때때로 설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준다. 처음 가보는 동네, 처음 가보는 산길, 처음 가보는 섬. 어디든지 처음 가보는 곳은 셀렘과 함께 두려움을 던져준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알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일 터이다. 내 몸에 익숙하지 않은 곳이 주는 불편함 혹은 위험이 언제나 감돌고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리라. 그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을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벗어나려는 의지가 거의 없을지도 모르겠다. 첫걸음을 떼는 마음으로 중에서- 김풍기 교수


'마음닦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의 신비, 혹은 사랑  (0) 2010.08.31
너는 아니?  (0) 2010.08.27
행복/ 유치환  (0) 2010.05.21
상처는 스승이다/ 정호승  (0) 2010.05.21
희망/ 나태주  (0) 201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