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병이나서인지
아니면 여유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욕심그릇이 너무 커서인지....
집에 있으면 괜시리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해진다.
무엇인가를 해야만 되고
무엇인가에 몰입을 해야 안정이 되는 이내 몸은
갈 길 잃은 어린양처럼 이곳 저곳을 헤매다가
왠지 모를 불안함이 나를 흔들어 댈 때면 무작정 길을 나선다.
오늘도 작은 일을 핑계삼아 거리에 나섰다.
때마침 내리는 눈 오는 풍경과
코끝에 감도는 알싸한 찬바람 내음이 참 좋다,
빨간 두 볼에 가벼운 입맞춤으로
소담스럽게 내려앉는 눈꽃송이는 한 모금의 청량제가 되어
가슴속까지 뻥 뚫어주는 상쾌함이 너무 좋다.
나무위에 소복히 쌓여가는 눈꽃의 풍성함이 참 좋다.
어깨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이슬같은 눈송이가 참 좋다.
검게 그을린 회색빛 도시를 흰 분칠로 덮어주는 깨끗함이 참 좋다.
조급했던 마음들을 넉넉하게 채워주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좋다.
그냥 이대로 한없이 맞아도 좋을 눈꽃송이
온 종일 한없이 이 길을 걸어도 피곤치 않을 이 거리
무작정 걷는 이 길 위에 엷은 미소가 소복소복 쌓여간다.
불안이 걷히고 추억이 머무는 아름다운 이 거리가 참 좋다.
답답함을 걷어내고 한 줄기의 기쁨으로 샘솟는 눈오는 풍경은
오늘 나의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
작은 행복에로의 또 하나의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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