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때문인 줄 알았습니다. /조회숙
내 마음에
커다란 벽이 가로막혀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나 때문이 아니라
남 때문인 줄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
하나 둘씩 미움의 가시가 자라나
분노의 싹이 무성한 것은
나 때문이 아니라
남 때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욕심의 단이 커져 갈수록
원망의 골이 깊어질수록
증오의 늪 속으로 빠져들수록
마음의 벽은
더 높고 단단하게 쌓여간다는 것을
용서의 샘이 말라가고
사랑의 힘이 약해질수록
소통의 벽은 막히고
심술 줄기는 더 넓게 뻗어 간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주여!!
나의 연약함에 강한 힘을 주시고
미움의 씨앗이 분노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올 때
주님의 사랑으로 녹여주시고
게으름의 무게가 바위처럼 무겁게 내려앉을 때
주님의 강한 팔로 나를 품어주셔서
사랑이 묻어나는 거리로 나를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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