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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묻어버리자

묻어 버리자 / 조회숙 
악몽 같은 삶의 찌꺼기는 묻어버리자
들추어내어 담금질 하다보면 
눈물로 씻어지기도 하겠지만
씻기지 않은 덩어리 하나쯤 걸릴게다
슬픔이와 기쁨이는 늘 동행을 한다지만
그래도
소복이 쌓여있는 역겨운 기억의 파편들
이제 그만 묻어버리자
기억은 왜 
좋은 일보다 나쁜 것들만 저장되는지
돌이켜 보면 기쁜 일도 참 많았을 텐데
기억의 창고에는 기쁨장치가 고장이 났나보다
묻자, 묻어버리자
영원히 소멸되어 돌아오지 못하도록
슬픔창고 일랑 깨끗이 비워버리고
환한 웃음 창고 만들어보자
찬란한 햇살같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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