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스크랩] 9월의 아침!!

만년소녀~ 2010. 9. 8. 18:02
 
      대지를 뜨겁게 달궈대던 8월의 태양열도 9월의 문턱앞에선 살며시 꼬리를 내리고 아침저녁의 스치는 바람결에서 제법 가을 내음이 묻어난다. 새벽 단잠에서 눈을 뜨자마자 현관문을 활짝 열어젖히던 손끝은 어느 새 살며시 이불 자락를 잡아당기고 달콤하게 사랑 나눔 하던 눈꺼풀은 아쉬운 듯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현관 문틈을 비집고 새어드는 아침 햇살에게서도 공중을 배회하며 아침인사를 건넨 고추잠자리의 날개 짓에서도 가을 내음이 은은하게 베어 난다. 한 낮의 태양열은 아직 여름을 밀어내지 못한 채로 가을 알곡들의 양분 조절에 한창이지만 가을은 이미 우리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나도 몰래 둥지를 틀고 앉았다. 식구들이 하나 둘... 삶의 전쟁터로 떠나가고 덩그라니 남겨진 집안에서 진한 블랙 커피한잔을 우려내어 가을과 마주앉아 본다. 초가을의 살랑이는 바람결의 입맞춤은 첫사랑의 설레임과 달콤한 사랑보다 상쾌하고 싱그러운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한 여름의 뜨거움에 지친 삶의 찌꺼기들을 한 모금의 진한 커피 향에 녹이며 잔잔한 발라드의 음률로 9월을 반갑게 맞이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9월은 언제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길을 걸어가지만 지금의 너의 모습이 더 없이 사랑스러운 것은 너와 보낸 숱한 날들의 추억과 그리움이 간절함으로 녹아내리기 때문이겠지.

      출처 : 60쥐띠사랑
      글쓴이 : 조회숙(만년소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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