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치과에서

만년소녀~ 2023. 3. 13. 08:24

치과에 갔다
생각만해도
소름끼치는 그 곳을
밍기적거리다
사형선고를 받았다

청춘을 갉아먹은 세월은
앙상한 뿌리를 드러낸 채
얼마남지 않았단다

하기사
오래 버텼지

잡초같은 생명줄 붙잡으며
단단하고 질긴 것들을
갈고 다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만하면
되었다
그만 놓아 주어도 미련없다

못난사람 만나서
함께하는 동안
고생만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


치과에서 / 조회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