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드리는 기도 / 조회숙
신묘 년의 눈부신 햇덩이가
동산위로 우뚝 솟아올랐습니다.
희망과 꿈을 담고
힘찬 새날을 예고하며 푸른 날개를 활짝 폈습니다.
아직은 열어보지 못한
순백의 성스러운 삼백예순 다섯 날
설렘과 두려움으로 작은 소망들을 고이 담아
조심스런 첫 발을 내 딛습니다.
오늘은 어떤 선물을 담을까
또 내일은 어떤 길을 내어볼까
부풀은 꿈의 동산에서
튼실한 열매가 안겨질 그 날을 기대하며
살포시 두 손 모아 봅니다.
주님! 처음 가는 길이 비록 어설프고 더딜지라도
포기하지 않게 해 주시고
이정표 없는 막막함에 지치고 곤함이 밀려올지라도
인내와 끈기로 한 발 한 발 내 딛으며
마지막 희망봉에 오를 때가지
힘과 용기를 더해 주소서.
그러나 앞만 보는 질주 보다는
주위를 돌아보고
타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를 주시고
냉정한 이성을 허락하소서.
그리하여 한 해를 마감하는 그 날에는
성취의 기쁨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하시고
후회와 아쉬움이 조금은 작게 남는
감사와 사랑이 풍성하게 열리는
그런 한해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