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기

하늘공원

만년소녀~ 2013. 10. 6. 19:33


한 여름은 작열하던 태양빛이 꼬리를 감추고

갈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어디론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그런탓에 집에만 있기가 왠지 답답한 생각이 들어

하늘공원으로 가을 전령을 만나러 갔다.

 

가을이라지만 한 낮의 기온은  땀방울을 훔쳐낼 정도로

아직은 여름을 밀어내자못하고 있지만

가을전령들은 앞 다투어 계절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손에 손을 잡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에서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있는 중년들의 모습에서도

가을 풍경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아치형의 구름다리를 사뿐히 걸어 가을맞으러 나온 이들과 함께

하늘공원을 향하는 발걸음은 하늘을 날으는 듯 가볍기만하다.



맑고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랑바람과 동행을 하며

하늘공원을 오르는기 전에 메타세콰이어길을 먼저 찾았다.

 

양옆으로 가지런히 줄을 맞춰서 있는 메타세콰이어는

누가 세우지 않아도 일렬로 줄을 맞춰 서 있고,

그 가운데로 펼쳐진 오솔길은

아무리 걸어도 피곤치 않을 만큼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져 잇어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하늘공원에 들어서니 개구쟁이 인형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자연의 이치란 참으로 오묘하다.

엇그제까지만해도 하얀 억새꽃보다 푸른잎이 더 무성했는데

며칠만에 이렇듯 하얀 꽃술을 흩날리며

오가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고 가을을 이야기 한다.





흙내음이 구수한 억새밭사잇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베시시 웃음이 흐르고

장난기가 발동하기도 한다.



저멀리 월드컵공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마악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잎새와 어우러지는 호수가 한폭의 그림이다.

 

아~~~

하늘은 높고 맑은 날씨탓에

저멀리 성산대교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다독이며 달래준다.

 

도심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강물과

넓다란 잔디밭이 있는 한강변은

서울시민의 쉼터다.



언제부터 한강에 저런배가 떠 있었을까~~~

 

돗단배가 노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치 외국의 어느 강변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날씨가 어찌나 맑은지

저 멀리 북한산이 눈앞인듯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한 풍경과 마주하니 일상에 찌든 심심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벌써 벼가 누렇게 익었다.

금방이라도 메뚜기가 튀어나올것만 같은 풍경이다.

도심에서 이런 풍경과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다.

갑자기 구름이 햇님을 가리며 심술을 부린다.

아마도 억새밭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는 눈길이 너무 깊었나보다~~



 

억새밭 사잇길을 거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만큼은 삶의 무게도 일상의 시름도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본다.

 

누가 이곳을 쓰레기 매립지라고 할까??

오물을 뒤집어 쓰고  지난한 세월을 보냈을 그 곳이  

이렇게 좋은 풍경으로 변할줄 누가 알았으랴....

 

갈바람따라 흔들리는 억새가 한 폭의 그림같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들따라

나도 따라 흔들려 본다.

 

 

 

 

마악 피어난 솜털같은 억새가 꽃송이로 변했다.

몽그몽글 피어나는  하얀 억새가 하얀 웃음꽃이 피워내고

그 웃음따라 행복도 솔솔 피어난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새들의 집에는 어떤 식구들이 둥지를 틀었을까~~~~??

갑자기 새들의 가족들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엇그제 까지만 해도 코스모스가 간간히 피어있었는데,

며칠만에 울긋불긋 꽃동산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는 코스모스 밭이 너무도 아름답다.

파란 하늘에 선을 긋듯 비행가기ㅏ 지나가는 하늘길 도 아름다운 오늘이다.

 


신딸나무 열매도 꽃물이 들었다.

아마도 어여쁜 코스모스 꽃동산을  이웃에두다보니

산딸나무 열매도 닮아가나 보다. 



자연은 언제 보아도

어디를 가도

편안한 쉼을 제공하는 재주를 가졌다.

 

오늘 그 자연에 품속에 안겨서 

나도 그 누구에게

쉼을 제공하는 존재가 도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으며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