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가을이 농익어 감에 마음이 더욱 더 조급해진다.
이럴때에는 어디라도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굳히 약속이 없어서도 고운 단풍길을 찾아 걷고도 싶어지고 단풍과 마음껏 즐기고 싶어진다.
그러한 마음을 달랠길 없어 용문사를 찾았다.
마음은 벌써 울긋불긋 천연색 옷 갈이입은 단풍과 마주앉아 한참을 즐기고 있는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아쉬움으로 번져간다.
하지만 가을은 벌써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떠날 준비가 한창이다.
간혹 가을을 붙잡고 외로이 서 있는 단풍들이 눈에 들어오기라도 하면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곁으로 달려가 눈맞춤을 하며
가을을 나누어 본다.
산 등성이의 나무들은 옷을 다 벗었다.
자연은 오묘한 것이라서
멀리서 보는 벗은 모습은
마치 보슬보슬한 강아지 털을 닮은 듯 포근한 느낌이 든다.
가는 가을을 놓치기 싫은 사람들이 막바지 가을 잡기에 나섰다.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가슴엔 아쉬움이 묻어나지만
가을을 붙잡고 싶은 마음들은 다 같을 것이다.
그 유명한 용문사 은행나무!!
천년의 숨결이
거친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던 지난날의 열정을 쏟아내고
잠시 휴식을 고하며 묵묵히 서 있는 모습이 듬직하다.
떨어지는 잎새들을 조용히 태우고 말없이 흐르는 저 냇물은
아무런 불평도 없이 잘도 흘러간다.
인생의 흐름에도 이렇듯 막힘이 없다면....
나뭇가지 사이로 가을이 들어온다.
마치 핏줄이 얽혀있는 듯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이별 준비를 한다.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말라버린 저 잎새들~~!!
마르면 마른대로 물들면 또 물들면 물든대로
또 다른 멋이 있다.
이곳은 아직 가을을 안고 있다.
같은 자리 같은 나무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서로를 뽐내며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누군가의 삶을 받아들고 잠시의 쉼을 가졌을 저 벤취에도
떠나는 가을 앞에서는 잠시 휴식중이다.
늦가을 코스모스!!
늦은 까닭에 더욱 더 빛이 나는걸까~~
기다림과 그리움이 더해져 붉어진 것일까~~
늦게 피어난 코스모스가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꽃보다 낙엽!!
피어있는 꽃보다 떨어지는 낙엽이 더 아릅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저토록 이쁜 낙엽이 혹여 부서질까봐 계단을 오르지도 못하겠다.ㅋ
따사로운 햇살아래 여린 새싹으로 태어나
한세상 열정으로 살다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내려앉아
새 삶을 준비하는 너의 일생!!
오늘따라 더욱 아름다움이 더한 까닭은
희망을 예고하는 꿈이 있기 때문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