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조회숙
화창한 봄날
하늘하늘 거리는 연분홍 편지지에
맑은 햇살 콕콕 찍어다가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오랜 그리움과 애잔함을 녹여내고
연둣빛 속살 같은 옛 추억과
햇살을 사모하던 생명의 혼을 담고
들풀 같은 인내로 버무려
방울방울 이슬로 찍어내는 봄 편지
톡톡 터지는 꽃망울 소리
웅성웅성 숲들이 깨어나는 소리
사르륵 나무들의 살 부비는 소리가 들리는
꽃눈 오는 거리에서
한 편의 수채화로 흩뿌려진
향기와 소망 담아
꽃잎우표 꼭꼭 눌러 붙인 초록편지를
지나는 바람길 우체통에 띄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