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에 머물며....
가을을 보내는 아쉬움에
느지막이 나선 여행길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비바람의 심술이 마음을 자극해 보지만
이미 들어 선 설렘은 막을 재간이 없다
분주한 일상으로
이미 고갈된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창 밖 풍경 속 깊숙이 묻어 놓고
지인들의 지혜를 차곡차곡 불러 모은다
이미 가을이 지나간 자리엔
초겨울의 향기가 서서히 베어가지만
아직 못다한 가을의 끝자락은
마음을 사로잡으며
지난 가을의 아름다움을 소근대며
미쳐 녹여내지 못한 그리움과
서둘러 방문한 겨울의 성급함이
수북이 쌓여있는 홍엽의 무덤 속에서
못내 아쉬운 가을의 향기를 폴폴 피워내고 있다
비록가을은
뒷 모습만 아련히 남겨 두고 떠났지만
허허로운 마음판에
지혜의 샘물을 가득히 채워 넣으니
쓸쓸한 빈 섬은
가을의 풍요로 넘실댄다.
신라 때 최치원이 태수로 있으면서
풍월을 읊었다는 곳!!
김동수 가옥에 있는 고목!!
생체기 난 몸통을 휘감은 줄기에서
모진 세월의 향기가 느껴진다.
올 곧은 나무보다
휘어진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했지만...
가끔은 휘어진 몸이 더 아름답게 승화되어
예술적 운치가 더해 질 때도 있다.
아무도 돌보는 이 없어도
그저 현실에 순응하며
아름다운꽃을 피워내는 동백에게서
인간의 참살이를 배운다.
하늘을 맞닿을 듯한 감나무!!
듬성듬성 달려있는 감과 가치집에서
시골의 정취가 물신 풍겨 나온다.
무성했던 잎새들을 자연에 순응하며
가는 세월에 미련없이 훌훌 털어내고
가는 가을의 작별이 못내 아쉬운
마지막 잎새들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
굽이굽이 산길을 휘돌아
내장산의 허리를 휘감은 길위에서
오색단풍의 마지막 몸짓의 떨림은
고스란히 손끝으로 전해져
파르르 전율을 일으킨다.^^
가을을 보내는 아쉬움에
끝자락을 붙잡고 나선 길은
초겨울의 이른 방문으로 쌀쌀함이 더해진 궂은 날씨었지만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린 이른 겨울의 향취는
복잡한 현실을 놓으라는 의미로 다가옴에
편안한 여행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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