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 조회숙
천지에 홍엽이 만발하고
갈바람이 유혹하는 계절
시월은
왠지모를 헛헛함이 스며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않은
가슴 하나씩 안고 살아간다.
어느 바람 좋은 날
하루쯤은
아무도 알지 못한 오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운 사람과
낙엽타는 향에
갈바람 넣은 차 한잔을 나누고도 싶고
새벽 미명에
뽀얀 안개속에 가려진 풍경을 보면서
호젓한 오솔길을 사박사박 걸어보고도 싶고
아침이슬 옷자락에 흠뻑 묻히면서
지나간 추억에 몸을 맡겨도 좋은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다.
아~~~
떨어진 낙엽마저 아름다운 시월에는
단풍같은 어여쁜 추억 하나쯤 만들어서
오래된 책갈피 속에 끼워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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