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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빈마음

빈마음/ 조회숙

 

 

내짐이 무거운 것은

버리지 못하고 채우기만을 고집했던 까닭입니다

내 가슴이 차가운 것은

놓지 못하고 움켜쥐기만 했던 까닭입니다

 

나만의 잣대로 저울질 하며

아집에 갇혀 애간장을 태웠던 까닭에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살았습니다

 

비워야 채워지는 것을

버려야 여유가 생기는 것을

열어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인생도 가끔은 멈춰서서 쉼을 얻어야 힘이 솟아나듯

마음도 한 번씩 깨끗이 비워줘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빈틈없이 채우는 것보다

여백이 있어 아름다움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느리고 단순하게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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