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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구절초








안개비 내리던 날
숲길을 걷는다

저멀리
하얀 옷자락 펄럭이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꽃

소복히 쌓인 눈처럼
하얀 꽃무덤

안개비 한아름 안고
동그란 물방울을 품었다

젖은 꽃은 더 아름답다
젖은 꽃은 더 사랑스럽다

가끔은 젖어 볼 일이다
퍽퍽한 삶
촉촉히 젖다보면
마음길도 부드럽게
잘 흘러 갈 것이다.



구절초 / 조회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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