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조회숙
한 아름의 선물이 도착했다
삼백예순 다섯 개의 꾸러미
방안 가득 쌓아 놓고
나만의 잣대로 이리저리 키재기를 하면서
희망과 소망으로 버무렸지
선듯 풀어보기 어려운 보따리일지라도
소중한 꿈을 그려넣고
조심스런 첫 발을 내딛으며
목적지를 향해 걸었어
그러나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종착역엔
아직 풀지 못한 선물들과
풀다만 조각들의 아쉬운 외침소리가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고 말았어
그래도 어김없이 주어지는 삼백 예순 다섯개의 선물
다시는 못다 푼 보따리가 없기를
부디 아쉬움과 후회의 외침이 들려지지 않기를
다짐으로 쌓여진 보따리에서 새 희망이 움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