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일상에 쫒기다보면
세월이 어디만큼 와 있는지 모르고 살아갈 때가 참 많다.
아침 출근길
푸르기만 했던 가을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았음에
문득 올려다 본 하늘빛 사이로
붉게 노랗게 물든 가로수잎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 이렇게 가을 깊었지?
언제 이렇게 잎사귀들이 고운 색깔을 머금었을까?
엇그제까지만해도 초록빛이 짙었는데,
초록빛 사이로 고개를 내민 붉은 느티나무 잎새가 곱다.
하얀 눈쌓인 풍경으로 들어왔던 달력도
어느 새 울긋불긋 고운 풍경으로 갈아 입었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무게가 더해졌다.
요즘 눈길가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가을색이 진하게 배어난다.
이런 가을을 꼭 붙잡아 곁에 주고 싶은데
시간은 멈출줄도 모르고,
고장도 모른채 참 잘도 흘러간다.
인생살이는 시시때때로 고장도 나고 멈추기도 하는데,,,
오늘은
낮게깔린 하늘아래로
헛헛함이 더 진하게 밀려온다.
나이탓일까?
계절탓일까?
이런날에는 진한 블랙 커피한 잔에
낙엽 한 장 띄워서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고 나면
헛헛한 마음샘이 채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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